우주의 창조를 다룬 바빌론의 서사시는 **”에누마 엘리쉬(Enuma Elish)”**입니다.
“에누마 엘리쉬”는 바빌론 창조 신화로, 기원전 18세기경 메소포타미아에서 기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서사시는 혼돈의 바다에서 태어난 원시신 **압수(Abzu)**와 **티아마트(Tiamat)**의 이야기로 시작되며, 신들 간의 전쟁을 거쳐 **마르두크(Marduk)**가 승리하여 질서를 확립하고 세상을 창조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마르두크가 티아마트를 무찌르고 그녀의 몸을 둘로 나누어 하늘과 땅을 만든 이야기가 유명합니다. 또한, 인간은 신들을 섬기기 위해 창조되었다고 서술되어 있으며, 이는 후대의 창조 신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에누마 엘리쉬”는 바빌론의 신전 축제(아키투 축제)에서 낭송되었으며, 바빌론의 최고신으로 마르두크를 찬양하는 역할도 했습니다.
**”에누마 엘리쉬”**와 **”길가메쉬 서사시”**는 둘 다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대표적인 서사시이지만, 주제와 내용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1. 주제와 목적
- “에누마 엘리쉬”
- 우주의 창조와 신들의 계보를 다룬 창조 신화
- 신들의 전쟁과 마르두크의 승리, 세계 질서 확립
- 바빌론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 정치적 정당성 부여
- “길가메쉬 서사시”
- 인간의 삶과 죽음, 불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다룬 영웅 서사시
- 우루크 왕 길가메쉬의 모험과 불멸을 향한 탐구
- 인간의 한계, 우정, 운명, 신과 인간의 관계 등 깊은 인간적 주제
2. 주요 등장인물
- “에누마 엘리쉬”
- 마르두크: 혼돈의 여신 티아마트를 물리치고 우주의 질서를 정립하는 신
- 티아마트: 원초적 혼돈과 바다를 상징하는 여신
- 압수: 최초의 신, 신들의 창조자
- “길가메쉬 서사시”
- 길가메쉬: 우루크의 왕, 2/3가 신이고 1/3이 인간
- 엔키두: 자연에서 태어난 길가메쉬의 친구, 후에 죽음을 맞이함
- 우트나피쉬팀: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불사의 삶을 얻은 인간
3. 서사 구조
- “에누마 엘리쉬”
- 혼돈에서 우주의 창조 과정
- 신들의 갈등과 전쟁
- 마르두크가 티아마트를 물리치고 세계를 창조
- 인간이 신들을 섬기기 위해 창조됨
- “길가메쉬 서사시”
- 길가메쉬와 엔키두의 모험
- 엔키두의 죽음과 길가메쉬의 슬픔
- 불사의 비밀을 찾아 여행
- 결국 인간은 불멸할 수 없음을 깨닫고 우루크로 돌아옴
4. 철학적 의미
- “에누마 엘리쉬”: 세계 창조와 신들의 질서를 강조하며 바빌론 신화의 신학적, 정치적 정당성을 제공
- “길가메쉬 서사시”: 인간의 운명과 한계,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탐구
결론
“에누마 엘리쉬”는 바빌론의 창조 신화로, 우주의 기원과 신들의 질서를 설명하는 종교적, 정치적 문서인 반면, “길가메쉬 서사시”는 인간의 삶과 죽음, 불멸을 향한 여정을 그린 보다 개인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