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수많은 생각 속에 살아갑니다.
오늘도 머릿속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진 않으신가요?

고려 말기의 대학자이자 시인 이색(李穡)
오래도록 마음의 병을 앓은 끝에
마지막 시구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息機勝藥餌 — 식기승약이
“생각을 쉬는 것이 약보다 낫네.”


🧠 기억, 그 잊히지 않는 무게

이색의 시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왕사세여모 往事細如毛, 명명몽중기 明明夢中記”
“아주 작은 과거의 일도, 꿈속에선 선명하네.”

오래전 일이지만,
잊었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어느 날 꿈속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날 때가 있습니다.

“제대해서 기뻐 했지만… 군대에 다시 가라는 입영 통지 받는 꿈…”
이런 꿈, 한 번쯤 꾸어보셨죠?

기억은 우리 마음대로 잊히지 않습니다.
잊고 싶어도 잊히지 않고,
떠올리고 싶지 않아도 떠오릅니다.


🗡️ 누군가 건드린 상처, 다시 아픈 마음

“조과욕축유 操戈欲逐儒”
“건망증을 고친 사람을 창을 들고 쫓아냈다.”

마치 일부러 잊고 있었던 과거를
누군가 툭 건드렸을 때처럼,
그 ‘치유’라는 이름이 더 고통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죠.

몰라도 되는 진실, 잊고 싶던 기억.
그것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
‘모르는 게 약이었다’는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 진짜 약은 생각을 쉬는 것

이색은 마지막 시구에서 말합니다.

“식기승약이 息機勝藥餌”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약보다 낫네.”

이 구절은 단순히 ‘생각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끊임없는 생각, 걱정, 계산, 판단…
이런 ‘기심(機心)’,
곧 마음속의 복잡한 작동을 멈추라는 뜻입니다.

잠시 멈추고
내 마음의 소음을 쉬게 하라는 것입니다.


🍵 생각도 ‘쉼’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생각은 몸도 마음도 병들게 합니다.
요즘처럼 정보와 자극이 쏟아지는 시대에는
생각이 많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 “지금 잘 살고 있는 걸까?”
  • “더 나은 선택은 뭘까?”
  • “이게 옳은가, 저게 맞는가?”

이런 질문들은 우리를 성장시키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마치 약 대신 독처럼 작용하기도 하죠.


🧘‍♀️ 마음을 쉬게 해주는 나만의 방식

이색은 ‘기심’을 멈추라고 했지만,
우리는 그걸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조용히 앉아 보기
  • 명상이나 요가로 마음을 내려놓기
  • 스마트폰을 내려두고 바깥 풍경을 바라보기
  • 자연 속을 걷거나, 아무 생각 없이 바다를 보기
  • 혹은 한 편의 시처럼 고전 속 지혜를 만나보기

생각을 멈추는 연습은, 마음을 살리는 연습입니다.


🌿 마무리하며

“식기승약이, 생각을 멈추는 것이 약보다 낫네.”

이색의 고백은 7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너무 많은 생각으로 지친 날,
어쩌면 필요한 건
‘더 많은 해결책’이 아니라
‘조용한 휴식’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에도
고요한 쉼표 하나 놓아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주변의 바쁜 친구에게도 이 시 한 구절을 전해보세요.
“마음을 쉬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약이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