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경제 수도 뭄바이 남쪽 180㎞ 떨어진
해안가 지역 다볼.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엔론이 세운
29억달러짜리 다볼 LNG발전소가 6년째 녹슬어
가고 있다. 1999년 5월 가동을 시작한 직후
작동을 멈춘 발전소의 굳게 닫혀있는 출입문
안쪽으로는 풀이 무성하고, 거대한 시설은 곳곳에
빨간 녹물이 보일 정도다.
다볼 발전소는 인도 투자의 리스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장이다. 엔론은 1992년 인도 정부의 요청을 받고 74만㎾ 발전소를 2단계에
걸쳐 건설하기로 했다. 하지만 1단계 공사를
완료하고 몇 달 안돼 주 전력청(MSEB)은 합의를
어기고 전기요금이 너무 비싸 살 수 없다고 배짱을
부리고 나왔다. 엔론은 공장을 돌릴수록 적자가
커지자 결국 가동을 중단했다. 엔론은 이후 심한
자금 압박을 겪으면서 그해말 미국 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기록하며 쓰러지고 만다.
인도가 거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인도내 비즈니스에는
너무나 리스크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인도에서
산전수전 겪은 비즈니스맨일수록 어조는 더욱
강경하다.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의 윤효춘 관장은
“중국인에게 당한 것 이상으로 인도인에게 당할 수
있다”면서 “인도에 환상을 갖지 말라”고 경고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대우건설은 ‘한국판
엔론’이 될 뻔했다. 1998년 마드야
프라데시주(州) 정부가 발주한 발전소 건설 공사에
응찰했다가 예치한 입찰보증금 2600만달러(약
260억원)을 일부밖에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합작으로 진출했다가 당초 투자금의 4배인
‘이혼비용’을 치른 뒤 합작사를 떨어낸 뒤에 회사
경영이 궤도에 올라설 수 있었다.
대기업도 당하는 마당에 중소기업과 개인 무역상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인도는 유통, 물류,
구매, 통관 등 시스템이 미흡해 비즈니스를 하기에
암초가 너무 많다는 것. 대기업은 자신들의
시스템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으나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다.
인도 상인에 당한 사람도 무수히 많다. 문제가 생길 경우 영어를 잘하는 인도 사람과 싸워 이기기 힘들고, 단골에게도 바가지를 씌우는
곳이 인도다. 이로 인해 ‘인도 사람에게 돈이
들어가면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국 회장은 또 “한국내 인도 착시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IT관련 분야와 콜센터
등 서비스분야의 활황을 보고, 제조업까지 일어서는
것으로 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 중소업체가
진출할 수 있는 제조업 분야의 기반은 매우
허약하다.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에는 올해만 해도
300건의 중소기업 투자상담이 몰리고, 매년 30%
이상 증가 추세에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 잘 되는
건 일부 대기업과 대기업 협력업체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와 식당밖에 없다”는 금언을 뭄바이의
한국 경제인들은 전하고 있다.
-- 정리: 조선일보